피서

현대물, 쌍방구원물, 연하공, 초딩공, 혐성공, 무심수, 가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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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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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나기 (4)

김 실장이 돌아간 뒤, 집안은 폭풍 전 고요처럼 적요했다. 록언은 방에 틀어박혔고, 홀로 분주하게 집안일을 하느라 돌아다니던 김현도 더는 할 일을 찾지 못 하고 식탁 의자에 앉아 멍하게 시간을 죽였다. 반짝반짝하게 닦인 거실 바닥이 기울어가는 오후의 햇빛에 물들어 있다. 고요했다. 가만히 숨죽이고 귀를 기울이면 그림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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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나기 (3)

김현은 록언에게서 제 치수보다 한참 큰 티셔츠와 검은 에이프런을 받았다. 새로운 유니폼이었다. 미심쩍은 구석이 많았지만, 유니폼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기이한 동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졌다. 이 계약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김현은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인정했다. “형, 존나 예쁘다.” 록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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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나기 (2)

- ……오늘 오후 기자회견에서 송병태 감독은 절대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단호하게 발표했습니다. 한편 배우 이록언 씨의 소속사인 DK 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 당시 촬영장에 있던 영화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 촬영이 시작됐는데, 이록언 씨가 아무것도 안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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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나기 (1)

김현이 눈을 뜬 것은 아직 사위가 캄캄한 한밤중이었다. 먼 곳에서 짐승 울음이 들렸다. 잠에 취해 혼곤해진 정신을 바로 차릴 수가 없었다. 김현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낯선 잠자리 탓에 오랫동안 뒤척였다. 잠깐 눈을 감은 채 까무룩 잠든 것이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단잠을 깨운 울음소리는 기이했다. 얼핏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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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 (2)

록언은 허름한 다세대주택을 보고도 별말이 없었다. 그렇다 해서 김현의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갈게. 태워줘서 고마워.” 마음에도 없는 인사를 했다. 록언이 무례하다고 해서 자신까지 똑같이 무례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김현은 대답이 없는 록언을 일별하고는 차에서 내렸다. 흙먼지가 구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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